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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금지 가처분 기각... "김일성 우상화 합법화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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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우상화의 합법화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무리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는 행위"
"일각에서는 '지령판결이냐'는 볼멘소리마저 터져 나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출판 및 판매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한 데에 납북자 가족 등이 이를 규탄하며 즉시 항고했다.

 

 

14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재판부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지난 5월 14일 제출한 김일성 회고록 판매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서적이 해방 이전의 독립운동 기간 김일성 행적을 다룰 뿐 6·25 전쟁과 납북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서적의 판매·배포가 6·25 납북자 직계후손들의 명예와 인간의 존엄성 등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22일 협의회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인물에 대한 찬양은 납치범죄 이전 시기의 행적을 다룬다고 해서 따로 분리되지 않는다. 또 납치범죄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주인공을 찬양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왜곡된 사실이 내용의 대부분인 서적에서 해당 인물의 범죄 행위를 다루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러한 사실이 서적 판매금지를 기각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또 "통일부와 협의를 거치지도 않고 발행하여 이적 표현물 문제가 있으며,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유해매체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불온서적을 판매 허용하는 것은 김일성 우상화의 합법화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무리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는 행위"라며 "출판사 측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경제협력 사업 지원 등을 통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극악무도한 전쟁납치 범죄자를 서적판매수입의 직간접적인 수혜자로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은 지난 5월 13일에도 '세기와 더불어'와 관련하여 NPK아카데미 등(채권자)이 헌법상 권리 침해 등을 주장하면서 '세기와 더불어' 출판자(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출판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신청인들에게 헌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서적의 출판 금지 등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곧바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에서 채권자에게 당사자적격은 있다고 보았으나 헌법 제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것과 헌법 제4조의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내용에서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인격권 내지 구체적인 사법(私法)상의 권리가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법원은 "인간의 존엄성 등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인 인격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지만, 인격권에서 이 사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 사법(私法)상의 구체적인 권리가 곧바로 부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채권자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등 채권자들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채권자들이 대세적인 효력을 가지는 인격권에 기하여 이 사건 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겠지만 채권자들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서적의 내용이 채권자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법원은 "이 사건 서적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 소지․판매․배포 등을 할 경우 형사처벌하고 있는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행위가 채권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사전적으로 이 사건 행위가 금지되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도 했다.

 

나아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채권자들은 주로 채권자들 자신보다는 대한민국 국민 일반인들의 인격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인격권은 전속적 권리로서 채권자들이 임의로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하여 이와 같은 신청을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면서 채권자들의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김일성 회고록과는 달리 전두환 회고록에 대해서 다른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17년 6월 고(故) 조비오 신부 유족 측이 "'전두환 회고록'은 역사를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광주지법에 신청한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에 대해 재판부는 "허위 기재된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서는 이 도서를 발행해서는 안 된다"며 조 신부 측의 청구를 인용했다. 김일성 회고록의 경우와 달리 당시 법원은 "이 책은 5·18의 성격을 왜곡하고 채권자들을 포함한 5·18 관련 집단이나 참가자들 전체를 비하하고 편견을 조장해 채권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 '전두환 회고록' 판매가 신청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신청을 대리한 도태우 변호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가 있다고 해서 전두환 대통령과 김일성을 비교할 수 있는가. 유엔이 반인도범죄자로 지목한 사람이 김일성"이라며 "전두환 회고록 내용의 일부가 사실과 다르게 적혀있어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판매를 금지한다는 논리라면 책 전체가 거짓으로 가득해서 납북 피해자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김일성 회고록은 허용할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변호사는 "사단법인 법치와자유민주주의연대가 제기했던 1차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동일한 재판부가 기각한 바 있다. 1차 기각 판결에 불복하여 진행된 항고 사건을 최근 고등법원이 기각한 뒤 피신청인 출판사 대리인 측에서 판결 촉구서를 제출하고, 연이어 이번 2차 가처분 신청 기각 판결이 이루어졌다"며 "비슷한 시기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등에 의해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안이 발의되면서 일각에서는 '지령판결이냐'는 볼멘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김일성 회고록 일반 판매를 허용할 경우 국가보안법 제7조가 무력하게 될 수 있다. 김일성 우상화 행위 전체가 합법화되며 종북 세력의 자금 마련과 대북송금의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들에 대한 국가배상이 추진될 것이며 구(舊) 주사파 출신 정치인들의 이력 세탁에 이용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북한연구 1세대를 대표하는 학자 고 이명영 교수는 그의 저서 '세기와 더불어는 어떻게 날조되었나'를 통해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조목조목 비판한 바 있다.

 

 

그중 이 교수는 지금도 북한주민들이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며 노래를 만들어 김일성을 찬양하는 김일성의 축지법에 대해 "김일성 장군이 축지법을 써서 동에 번적 서에 번쩍한다는 말은 1920년대부터 내려오는 김일성 장군에 관한 전설의 한 구성요소이기도 했다"며 "회고록은 그것을 1930년대 하반기의 서간도 이야기에서 슬그머니 자기(김일성)에게 연유된 이야기인 것처럼 갖다 붙여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저들의 반한사관을 여지없이 분쇄하는 것만이 우리나라의 나아갈 길"이라며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민족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다니엘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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