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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 만민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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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만민토론회 출범
양승태 "대한민국이 진실로 세계사적 국가가 되기 위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해야 이념적 방황 끝날 것"
천영우 "문재인 정부 4년 외교안보정책은 총체적 실패"
김태기 "한국이 경제뿐 아니라 안보 등 전반에서 포퓰리즘에 빠져있어"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만민토론회'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만민토론회는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주대환 '제3의길' 발행인 등 진보 진영, 중도, 보수 진영 지식인을 주축으로 전국을 돌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출범됐다. 주대환 발행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진영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의 통합과 미래를 놓고 머리를 맞대며 토론하고자 한다. 그러한 뜻에서 제헌(制憲)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린 5월 10일에 첫 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는 양승태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각각 정치, 외교·안보, 사회·경제 분야를 맡아 발표했다.

 

 

양승태 교수는 "개인적으로 인간 문재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스스로 확신도 없는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대통령의 언어가 방황하여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양 교수는 "한 나라의 지도층이나 교양시민계층이 정신적 소양을 갖출 때, 무엇보다 진정으로 역량이 있는 국가지도자를 발굴하고 양성할 수 있게 되고 민주정체에 상존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민족적이라는 이름의 반민족적, 인간적이라는 이름의 반인간적, 평화적이라는 이름의 반평화적, 진보적이라는 이름의 수구적 국가정책이 방지될 수 있는 국가적 역량도 바로 정신적 소양을 갖춘 지도층과 교양시민계층의 존재에서 나온다"며 "페르시아 대제국의 침략을 물리친 민주 도시국가 아테네가 쇠망에 이른 길은 이 점에 대한 전형적인 반면교사"라고 밝혔다. "아테네의 흥륭(興隆)은 국가적 역량이 발휘되면서 민주주의적 정책결정 과정을 지도층이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었을 때 이뤄졌다면, 그 쇠망은 바로 그것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가운데 데마고고스(demagogos; 말 그대로의 의미는 '대중의 지도자')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대중적 정서나 욕구에 편승하는 선동정치가 횡행하면서 국가정책의 파행이 심화되는 과정의 결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시민사회에는 시민운동가나 노동운동가라는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진보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출세운동과 이권운동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힌 양 교수는 "정치권에서는 경륜과 식견은 운위의 대상조차 못되고, 인물이 크다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없으며, 국가 통치라는 소업의 엄중성에 대한 자각조차 없는 '조그만' 정치인들이 진보라는 이름의 정책으로 심각한 국가적 폐해를 일으키고 있다. 사이비 진보 인사들은 투철한 프로 및 장인정신과 건실한 직업정신으로 자신의 소업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의 성장을 막고, 건전한 시민정신과 근로윤리를 무너뜨리고, 창의와 혁신을 저해하고, 국가의 성장 동력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많은 국민들이 겪고 있는 이념적 방황은 그 직접적 원인인 사이비 진보 이념의 실체를 드러내고,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근현대사의 총체적 진실과 현재 국가가 처한 세계사적 상황 전부를 국민들에게 철저히 밝히고 알리는 데서 극복이 시작된다"며 "아울러 대한민국이 진실로 세계사적 국가가 되기 위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을 설복시킬 수 있을 때 그러한 이념적 방황은 끝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앞으로 여러 각도의 탐구, 심층적인 논의, 광범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결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전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문재인 정부 4년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총체적 실패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4년간 신기루만 좇으며 헛발질하다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건진 게 없다"고 평가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에 대한 집요한 구애와 스토킹의 결과로 돌아온 것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 할 노릇'이라는 조롱만이 아니다"라며 "이런 모욕은 못 들은 척하면 그만인데 '평화 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비약적 증강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둔화시키고,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하는 데만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호언장담하기에 이르렀다. 더 기가 막히는 건 이런 결과를 미국의 탓으로 돌리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해 천 전 수석은 "평화를 달성하는 방법론에 있어 '능력에 기초한 접근법'(capacity-based approach) 대신 '의도에 기초한 접근법’( intention-based approach)을 선택한 데 근본적 문제가 있다"며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북한의 평화파괴 능력이 향상하더라도 김정은의 평화파괴 의도만 줄이고 관리하면 항구적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최선의 평화유지 방법으로 여기는 것도 이런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도에 기초한 접근법은 얼마든지 위장할 수 있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할 금기"라면서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평화지상주의는 인질이 패배주의와 굴종을 정당화할 때 애용한다. 인질범을 체포하거나 흉기를 내려놓게 하려고 강압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보다 영원히 인질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평화에 목숨 걸고 매달리면 단순히 김정은의 질책에도 말대꾸 한번 못하고 우리 국유재산을 폭파해도 배상청구도 할 생각을 못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지금 북한체제 수호를 위한 입법명령에 복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북 전단 금지법 만들라고 엄포를 놓으면 문명세계의 온갖 조롱과 비난을 감수하고도 무조건 복종한다. 북한의 평화파괴능력을 키워주는 대가로서 북한이 베푸는 평화는 내일의 평화를 희생하여 오늘을 누리는 '가불한 평화'"라고 했다.

 

 

천 전 수석은 "외교안보정책은 이념과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과 안위, 번영을 확보하기 위한 실사구시의 영역"이라며 "희망사항(Wishful thinking)과 확증편향에 빠지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을 상실하고 이념적 프리즘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에 빠진다"고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대북전략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우리의 대북 레버리지를 비핵화 목표 달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 "김정은의 폭압체제 강화에 공범자가 되기를 중단하고 북한주민의 편에 서야 하며 북한주민을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키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자결권 행사를 보장하는 것을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주민에게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여 북한 내 아래로부터의 변화 동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협 인식과 안보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모든 국가들과 전략적 제휴와 공조 강화하고 1차 보험으로서 한미 간 신뢰회복으로 동맹을 강화하여 한국을 건드리는 것은 미국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을 갖도록 해야한다"는 점과 "한국의 역내 입지와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안보협력체 수립 논의가 우리가 불참한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Nothing about us without us'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중관계에 있어선 "미국만 믿고 중국을 무조건 적대시하고 사사건건 대립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친중노선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통일에 중국의 도움받을 수 있다는 착각과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이 아무리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도 중국이 자국 이익에 반하는 선택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30년 동안의 한국 경제를 보면 성장률이 1987년 민주화운동 직후 12%로 최고치에 도달한 이후 성장률 둔화, 불평등 확대, 실업 증가 추세였다"며 "성장률을 10년 단위로 보면 대외경제 여건변화에 따라 등락은 있었지만, 평균은 1980년대 9%에서 1990년대 7%로, 2000년 5%로, 2010년대는 3%로 30년 만에 1/3로 줄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성장률 하락은 더 빨라져 2017년 3.2%에서 2020년 2%가 됐다. 2030년대가 되면 고령화로 1%대가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실패로 10년 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한국의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의 초기에는 소득불평등이 크지만 어느 수준을 지나면 소득재분배와 복지의 확대로 불평등이 감소하는 현상(쿠즈네츠 이론)은 한국에 맞지 않다"며 "경제성장의 초기부터 중산층 정책을 함께 펴왔기 때문에 불평등이 낮았고 반면,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복지정책을 확대했지만 불평등은 커졌다. 소득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는 1990년 0.26으로 최저치에 도달한 이후 등락은 있었지만 꾸준히 올라가 2010년대는 0.35수준이 됐다. 문 정권 들어와 소득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소득재분배정책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 이후 한국 경제는 이익집단의 손에 들어갔다. 노동조합은 새로운 이익집단이 되었고 노동정치를 통해 기존의 이익집단인 경제단체의 힘을 능가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의료와 법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부터 자영업과 소상공인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까지 이익단체가 강화되거나 새로 만들어졌고, 공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시민단체도 이익집단화되었다"며 "경제민주화 덕분에 노조는 힘이 세졌지만 그 혜택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돌아가 양극화됐다. 노조에 가입한 10%의 근로자는 고임금·고복지에다 고용보호를 누리고 이에 따른 부담은 나머지 90%가 지는 구조가 되었다. 노조의 힘에 눌려 노동법은 기득권의 보호에 더 치중했고 그 결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 회생 방안에 대해 김 교수는 "디지털화의 혜택을 중산층이 공유하도록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혁신해야 한다. 또 노동시장의 활력을 높여 실업률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며, 취업의 기회를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제를 살리려면 정부부터 혁신해야 한다. 정부의 낭비는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며 그 성과가 나쁘면 책임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포퓰리즘에 빠져있다. 경제뿐 아니라 안보 등 전반이 그렇다"며 "포퓰리즘은 집권으로 얻는 이익이 크고, 정치양극화가 심하고, 정치인이 부패했다는 인식이 크고, 유권자의 정보에 오류가 있고, 정치인이 미래지향적인 것처럼 보이려 하고, 집권자는 우유부단해 보일수록 성행하는데 한국은 부합하는 점이 많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포퓰리즘의 압력을 물리치도록 법치주의와 재정준칙 등 규범을 확립하고,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권위를 지켜야 한다. 공무원 개개인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제도적인 허점을 찾아내며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다니엘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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