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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4]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온전히 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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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4]는 이만사입니다. '이진수가 만난 사람'이자 '이 세상의 많은 사랑'을 담은 이야기 코너입니다. 더워드뉴스는 세상 속에서 만난 선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20004]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만사는 초등교육, 인성, 도덕교육 및 기독교 교육과정 분야의 권위자인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초등교육과 김정효 교수입니다. 김 교수는 이화여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교육과정/초등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이대부속초등학교의 교장을 역임하고 한국초등교육학회의 회장 및 ACSI (국제기독학교연맹; 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s International) 한국지부 이사 등을 지내며 국제교육개발협력 및 교육선교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교육과학사), 『세계관으로 본 교육』(교육과학사) 등이 있습니다.

 

 

크리스찬이며, 교수이자, 교육자인 김정효 교수에게서

인터뷰 내내 겸손과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받은 사랑을

온전히 학생들에게 흘려 보내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김 교수를 보며 

그에게 배운 학생이면 좋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 삶에 찾아오신 햇볕같은 하나님의 사랑

 

◇ 이진수(더워드뉴스 대표)_ 교수님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 김정효(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초등교육과 교수)_ 어린 시절엔 유복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아버지 사업이 잘 안 되면서 이리저리 전학을 다녔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내면에 우울함과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이를 감추기 위해 아는 척하려고 책을 더 많이 읽고 글을 쓰곤 했습니다. 집에 있는 40권짜리 철학 전집을 읽으면서 철학에 심취해 대학원은 철학과를 가고 싶어 했습니다.

 

이대에 와서 소외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여기가 기독교 학교인데 사실 저희는 독실한 불교 집안이었거든요. 점도 보러 가고 외가와 친가 친척 중에 스님이신 분도 계셨습니다. 심지어 부모님은 새벽마다 초를 들고 절에 가서 참배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 이_ 독실하신 불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기독교 분위기인 학교에서 적응하시기가 쉽지 않으셨겠네요. 심지어 매주 채플을 드렸을 텐데요.

◆ 김_ 그래서 분노가 나면 채플 시간 중간에 소리를 지르면서 뛰쳐나가기도 했습니다(웃음). 그때는 왜 그렇게 심했나 모르겠는데, 목사님께서 앞에서 설교하시면 너무 듣기가 싫었어요. 설교 중에 학보 신문지를 펼쳐 얼굴을 가리기도 했죠.

 

저는 불교를 열심히 믿었습니다. 염주를 하고 관세음보살도 하고 불교 서적도 읽으면서 희로애락의 감정을 무시하고 무념무상을 끌어 올리려고 했었죠. 그렇게 허무주의에 매몰되어 살았어요. 어떤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참 살기 싫다'는 생각이 먼저였죠. 세상을 다 무시해주고 싶었습니다. 결혼도 안 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감정들을 문학으로 뱉어내면서 살았습니다. 한 회사의 사보를 쓰게 되면서 전국을 다니며 취재도 하고 그랬는데 여전히 허무한 감정들이 추슬러지지 않았습니다. 불교에서는 돕는 사람이 없이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던 중에 문득 채플 시간에 '하나님이 우리를 돕는다'고 들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넘어서 제 발로 교회에 찾아갔습니다. '가서 하나님께 나 좀 도와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이죠. 예배 때 '저 높은 곳을 향하여'라는 찬양을 했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교회를 나올 때까지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예배당을 나오는데 연세대 가정대 2학년 학생이 제게 5분만 시간을 내주면 중요한 이야기를 해 주겠다는 거예요. 당시만 해도 캠퍼스에도 전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 내가 이렇게 전도를 당하는구나' 하고 눈치챘죠. 그 학생은 "엄마의 사랑이 촛불 같다면 하나님의 사랑은 햇볕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그날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영접 기도를 했습니다. 그 후로 교회를 열심히 다녔죠. 주일학교 봉사활동도 정말 열심히 하구요.

 

예배 드리기를 온 몸으로 거부했던 저였는데 완전히 180도 바뀌어 버린 거죠. 사실 제가 지금도 교목실에 종교위원회 위원을 하고 있거든요. 채플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너무 예배를 제대로 안 드린다고 목사님들이 속상해 하시면 "학생들이 예배 중에 도끼눈을 뜨고 말씀을 안 듣는 것 같아도 다 듣고 있다. 제가 바로 그런 학생이었다"고 위로해 드립니다.

 

 

◇ 이_ 제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는지 말도 안 듣고 반항도 하기 시작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커져가고 있는데, 교수님 이야기 들으니 위안이 되고 희망이 생기네요. 

 

◆ 김_ 저는 일평생 '문학하고 공부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남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것만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을 믿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사는 트랙'으로 살아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결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도 부모님에 대한 반항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예수님 믿고 가장 먼저 회개한 제목은 부모님을 비판했던 것입니다. 이동원 목사님께서 부모님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부모님의 인격이 훌륭해서이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는 부모이기 때문에 마땅히 존경해야 한다고 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결혼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그래서 서른에 결혼하고 남편과 함께 유학을 떠났습니다.

 

◇ 이_ 유학하고 돌아와 교수로서 학자로서, 그리고 명문 초등학교의 총책임자로서 사신 삶을 보통 사람의 트랙이라고 말씀하시면 너무 겸양의 표현 같은데요?

 

◆ 김_ 제가 오하이오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에서 '커리큘럼(교육과정)'을 전공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 학교가 커리큘럼 전공으로 명성이 높은 학교였더라구요. 사실 저는 교수가 되겠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별로 없어요. 하나님께서 여기로 인도를 하셔서 온 거죠.

 

감사하게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발기인이자 이대부초 교장을 역임하신 정확실 교수님의 후임으로 이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그분이 수업하시던 종교 과목을 가르치게 되었고 기독교 교육 서적을 연구하고 기독교학교를 찾아 다니며 보낸 세월이 어느덧 25년 됐습니다. 미국의 개혁주의 교단으로부터 시작한 기독교 세계관 운동으로 발을 들이게 된 것이죠.

 

◇ 이_ 그렇게 교수로서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초등교육을 연구하시고, 그것을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학교인 이대부초의 교장까지 되셨네요.

 

◆ 김_ 은혜이고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저는 꽤 성실한 학생이었어요. 졸업할 때 성적도 좋은 편이었고. 이대부속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했는데 그곳은 크리스찬 학생만 뽑혀서 갔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회심하기 전이었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불교 신자였으니까 안 뽑아주신 거예요. 그 때 엄청나게 상처를 받았죠. '기독교인들은 정말 비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결정적으로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이유였죠.

 

그런데 제가 교사로는 못 갔던 이대부초에서 8년 동안 교장으로 있었잖아요? 하나님께서는 이런 계획을 갖고 채워주시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 학교는 제게 대단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교육은 봉헌(offering). 하나님께서 주신 자녀를 다시 돌려드리는 것

 

◇ 이_ 교수님께 배우는 학생들은 곧 교사가 될 것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칠 이들을 지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 김_ 제가 가르치는 것이 종교 및 도덕교육인데, 저는 학생들에게 '교과를 가르치지 말고 사람을 가르친다'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학생들이 행복하고, 학생을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물질주의, 경쟁주의입니다.

 

히브리어로 교육(חָנַךְ , chânak)이란 봉헌(offering)과 같은 어원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은 하나님이 주신 자녀를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모더니즘은 과학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아무 문제 없어. 다 맞는 거야'라고 가르칩니다. 사회주의는 공정한 분배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가르치는데, 지금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왔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이기성, 자기 중심성, 하나님을 대적하는 반역성 등이 해결돼야지만 인류의 문제가 해결되고, 인생의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독교 교육의 사명은 하나님을 알게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 우리가 있는 세상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이다, 하나님께 가기 위해서는 회개해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적하여 높아진 세속적 세계관에 대적할 수 있도록 우리 자녀를 준비시켜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신명기 6장에는 '어디서든지 하나님이 명한 것을 가르치라'(는 말씀이 있고 마태복음의 마지막 지상명령에서도 '모든 민족을 제자 삼아 내가 명한 것을 가르치라'(마28:19~20)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신 것과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죠.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내가 공부하는 이 창조 세계의 원리가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것이며, 공부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주신 창조 세계를 다스리기 위함이라는 기본적인 전제가 돼야지만 지식을 올바르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자이시고 세계의 현상들의 주권자는 하나님이신데 그것을 공부와 연결하지 못하면 현상들의 진정한 의미를 학문과 학습에서 아이들이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슈가코팅을 하는 것이죠. 어떤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세계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얼마나 플레이풀(playful)하고 조이풀(joyful)한가."

 

 

◇ 이_ 교육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자라면서 많이 듣던 것이 '사랑의 매'였습니다. 부모된 도리로서자녀가 잘못되는 것을 그냥 두고 보느니 매를 들어서라도 고치겠다는 뜻이죠. 최근에 훈육을 위해 자녀를 체벌할 수 있다는 규정이 민법에서 사라진다고 입법예고 됐습니다. 기독교 교육의 관점에서 징계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 김_ 일반적으로 교육학은 예방적으로 가르치면 아이들이 잘 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접근합니다. 그래서 잘못을 하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빈틈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까 고민합니다. 교육을 했는데 학생이 잘못하면 그 프로그램에서 버그가 생긴 것과 같습니다. 나타나면 안 되는 것이 나타난 것이죠.

 

그러나 기독교 교육에서는 인간이 얼마든지 잘못을 할 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해도 성화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징계는 따릅니다. 성경에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디모데후서 3:16)고 말씀합니다. Rebuke도 책망하는 것이고, Correct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 이_ 우린 이성적으로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잘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하는 것이군요.

◆ 김_ 가르쳐도 실수할 수 있고, 잘 가르쳐도 아이들이 그것을 못 따라올 수도 있습니다. 잠언에도 징계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옵니다.

 

그러나 징계는 처벌이 되면 안 됩니다. 보복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나쁜 것이죠.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한 자연스런 귀결이 되어야 합니다. 어려움을 겪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이 한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게 하면서 아이가 옳은 길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는 것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징계는 반드시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합니다. 3단계, 즉 예방교육, 징계, 의사소통으로 나뉘는 것이죠.

 

 

◇ 이_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드세지고 있는 탈 기독교 시대의 현실 속에서, 신앙에 기반한 교육에 대한 도전이 거세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기독교 공동체 교육에 대한 니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선교의 일환으로 접근했던 것을 넘어 현대 시대에서의 미션스쿨의 사명과 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_ 하나님께 학생들을 다시 돌려 드리는 것이 교육이라면, 교육이 곧 선교인데 학교를 교회 전도의 채널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오히려 사회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제 미션스쿨은 분명히 차별적인 기독교 세계관으로 가르쳐서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사는 자들을 길러내어야 합니다.

◇ 이_ 이대부초도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알고 입학했다지만 기독교 교육을 함에 있어서 불만, 이의제기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_ 도전은 기회입니다. 학생들이 기독교 교육을 접하는 것이 왜 유익이 되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들이 가진 종교관과 신앙관을 비판하지 않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는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용어사용에 극히 주의해야 합니다. 잘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면서 기독교 신앙관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_ 기독교 교육의 관점에서 계속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요. 기독교 교육은 세상 속의 교육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바라봐야 할까요?

 

◆ 김_ 구약의 유대인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눈이 멀어 하나님을 잊고 우상을 섬길 때 결국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바벨론을 향한 관심과 한편으로는 기도와 올바른 모델제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을 부러워하지 말고요. 육체와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서 자유로워져서 하나님으로부터 채워지는 다른 힘과 논리로 사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부에서 계속)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다니엘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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